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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김치찌개의 비법 (엄마레시피)당근냥,/만들고 놀아요. 2020. 4. 23. 12:31
안녕하세요, 당근냥입니다 :)
계란빵을 만들어 먹은 날이었어요. 너무 신기하고 하나는 아쉬워서 굳이~~~~ 빵을 또 사 와서 또 만들어 먹었지요. 그랬더니 밥에 최적화되어있는 제 몸뚱이에서 신호를 보내오더라고요. 울렁울렁~ '생목 오르다'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게 '역류성 식도염'이나 '신물이 올라온다'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인 것 같은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니고 빈 속에 빵이나 과자, 떡을 먹으면 컨디션에 따라 위와 식도가 울렁울렁하면서 불~편해 질 때가 있습니다. 아픈 건 아니고 불쾌한 정도인데, 그걸 엄마께서는 어릴 때부터 '생목 오르는 거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다니는 빵집 중에 빈 속에 먹어도 괜찮은 빵을 만드는 빵집이 있는데, 그게 기분 탓인지 이스트나 재료의 차이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고... 체인점의 빵들도 어느 날은 괜찮은 걸보면 컨디션 탓인 것 같기도하고... 그때그때 다르지만 암튼 '생목 오르는 것'을 예방하려면 확실한 것은 '빵이나 과자는 후식으로 먹으면 된다'입니다.
요새 토스트 해 먹는다고 좀 방심을 했지요. 계란빵을 두 개째 먹고나니 울렁울렁울렁. 이럴때는 빨리 밥으로 눌러줘야(?)합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에 으슬으슬한 몸과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줄 뜨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있으면서도 지금 당장 해 먹을 수 있는 그것은 바로 김.치.찌.개.
엄마한테 '오늘 저녁은 김치찌개를 먹어야 합니다!'하고 전화를 하고는 정육점에 들러서 고기를 사서 엄마네 집으로 갔어요.
김장김치를 가위로 적당히 자른 다음 식용유를 두른 냄비에 볶아줍니다.
고기를 사서 가는 사이에 김치를 다 볶아 놓고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김장김치 좀 작은 걸로 두 쪽(배추 반통) 쓰셨대요.
고기를 넣어주고
앞다리살을 쓸 때도 있지만 오늘은 정육점 이모가 목살로 썰어주셨어요. 한 근 조금 넘었던 것 같습니다.(15,000원)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김치도 고기도 많이 들어갑니다. 홀랑홀랑하게 끓이면 맛이 없대요.
뒤적뒤적 섞어서
같이 볶아 줍니다. (센불에 1-2분)
설탕을 아빠숟가락으로 두 스푼 넣고
김치의 신맛을 잡아준다고 합니다. '뭐 다른 건 안 넣어요?'했더니 단호하게 암것도 안 넣는다고 하십니다.
???
어... 김치가 맛이 없다거나, 그냥 맛이 없다거나... 그럼 어떻게 하죠?
그럴 땐 마법의 가루 고향의 맛 다시다를 한 숟갈 넣으라는 엄마의 말씀.
뜨거운 물을 적당히
찬물 부어도 된대요. 고기 사 오길 기다리는 동안 물을 끓이셨을 뿐.
자작하게 부어줍니다.
뚜껑을 덮고 팔팔 끓여줍니다.
엄마가 제일 자주 쓰시는 냄비는 5L짜리인데, 냄비는 일단 크고 볼 일입니다. 작고 예쁜 냄비들로 뭘 하려면 질질질 넘쳐 흘러서 속 터져요.
보글보글 지글지글
팍팍 끓여줘야 합니다.
상차리고 먹기 전까지 끓였습니다. (15-20분)
다 익은 깍두기도 꺼내 놓고
*참고 : 지금이 제철, 맛있는 무로 깍두기 만들기
하지만 김치찌개 먹을땐 김치랑 고기 건져먹느라 다른 반찬을 잘 안먹어요.
김치찌개 한 그릇에
따뜻한 밥 한 공기
사진만 봐도 속이 편안-
다섯명이서 한 냄비 다 먹고 치울만큼 무지무지 맛있었습니다!
레시피가 김장김치, 고기 많이많이에 설탕뿐이라 포스팅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면서.. 게다가 이게 김치 맛인지 돼지고기 맛인지... 돼지고기가 한 근이나 들어가서 맛이 있는 건가... 설탕이 마법의 가루인 건가... 알 수 없는 이 기분.
어쨌든 맛있는 김치찌개의 '비법'이라는 제목에 맞는 답을 드리려면 김장김치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몇 년 전부터 순천 외숙모 댁에 가서 같이 김장을 하는데, 양도 어마어마하고 너무너무 빡세서 한 번 따라갔다가 죽을 뻔 한 뒤로 거의 도망다니거든요. 오늘의 글은 올 겨울에는 꼭 김장따라가서 김치 담는거 찍어오겠다는 예고편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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